아코디언이야기

2014-05-09 01;08;58

아코디언이라는 악기

흔히 손풍금이라고도 하는 아코디언(Accordion)이라는 악기는 지금은 잘 쓰이지 않는 거의 잊혀진 악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예전엔 웬만한 경음악단에는 아코디언이 반드시 끼어야 했고, 거리의 약장수도 바이올린 아니면 아코디언을 켜며 약을 팔았는데, 이제는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간혹 노인들에게서나 연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뿐입니다. 이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인 경향입니다.

아코디언이 이렇게 된 것은 ‘키보드’라는 전자악기 때문입니다. 키보드가 젊은이에게 보급되면서 아코디언을 대신하게 된 것입니다. 자동으로 울려주는 각종 리듬은 물론, 각 악기별로 수 10가지 음색까지 바꿔줄 수 있으니 얼마나 편리한가.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비슷하게 만들어내는 전자음일 뿐이지 생음(生音)은 아닙니다.

아코디언의 역사는 180여년쯤 되었다고 합니다. 오른쪽엔 피아노와 같은 건반이 있고(버튼으로 된 것도 있습니다), 왼쪽엔 작은 버튼으로 구성된 베이스 버튼이 있습니다. 그리고 바람통(Bellows)을 당기고 밀어서 소리를 냅니다. 그러나 피아노는 줄을 때려서 소리가 나는 타악기인데 반해 아코디언은 오르간과 같이 리드에 바람을 넣어 소리가 나는 리드 악기입니다.

또 같은 리드 악기지만 오르간은 한쪽으로만 바람을 집어넣어 소리를 내는데 비해 아코디언은 바람을 넣었다 뺐다 하면서 양쪽으로 소리를 냅니다. 양쪽으로 소리를 내는 리드 악기에는 하모니카와 비슷하지만, 하모니카는 바람을 집어넣을 때 소리와 빼낼 때 소리가 다릅니다. 이것이 바로 아코디언이라는 악기가 가진 특성입니다.

음색은 어떤가요. 아코디언에는 어떤 악기도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흡인력이 있습니다.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없는 흘러간 옛이야기가 되었지만, 거리의 약장수를 보고 악극단의 공연을 보면서 자란 노년층에는 더할 수 없는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어디선가 아코디언 소리가 나면 저절로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리듬과 멜로디를 하나의 악기로 전자음이 아닌 생음으로 연주할 수 있는 것은 수많은 악기 중에서 오로지 아코디언뿐입니다. 더구나 독특한 화음으로 빚어내는 소리가 감동을 자아냅니다. 그래서 아코디언 하나만으로도 오케스트라와 같은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코디언은 독일과 이태리를 비롯한 유럽 쪽에서 발전했지만, 지난날 공산국가에서 많이 애용되었던 것 같습니다. 러시아와 체코, 중국과 북한에서는 지금도 다른 악기에 비해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근래 북한에서 온 ‘달래음악단’의 아코디언 연주가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것을 보면 전자음악에 싫증난 젊은이들에게 아코디언의 진가가 다시 되살아나주길 기대해봅니다.

초보자용 아코디언

아코디언을 해보려면 당연한 얘기지만 자기 아코디언이 있어야 합니다. 처음 시작해보려는 사람이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닌 아코디언을 선뜻 장만한다는 게 아무래도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도 아코디언 동아리를 보고 그 화려한 보습과 감미로운 음색에 매료되어 아코디언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가장 큰 문제점이 어떤 아코디언을 선택할 것인가가 문제였습니다.

초보자용 아코디언에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아코디언은 흔히 베이스 버튼의 수에 따라 24 베이스, 48 베이스, 60 베이스…..120 베이스 등으로 레벨이 정해지는데 건반 수와 무게도 제각기 다릅니다. 물론 베이스 버튼의 수가 많아질수록 무겁고 값도 비싸집니다. 24 베이스라도 6kg는 되고 48 베이스나 60 베이스는 7~8kg쯤 되니 이것을 어깨에 메고 연주해야 한다는 걸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초보자용은 어느 정도의 아코디언을 선택해야 할까. 24 베이스라도 초보자용으로는 충분하다. 그러나 아무래도 베이스와 건반에 차이가 있으므로 앞으로 익숙해진 다음 교체해야 할 것을 고려한다면 처음부터 48이나 60 베이스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지도 모른다. 24나 48은 값에서도 별로 큰 차이가 없다.

국내에 나와 있는 저가형 아코디언의 거의 대부분은 중국제입니다. 브랜드는 제각기 달라도 중국 OEM이거나 부품을 들여다 조립한 것들입니다. 그렇다고 초보용으로 쓰기에는 품질 면에서 조금도 손색이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전엔 ‘백조’라는 브랜드로 오르간과 함께 아코디언이 생산되었으나 중국제품에 밀려 도산하고 말았습니다.

나는 5년 전에 아코디언을 시작하면서 중국 여행길에 ‘Parrot’이라는 이름의 96베이스 아코디언을 국내 가격의 1/3값으로 사왔습니다. 무게가 10kg쯤 되는데 80베이스와 96베이스를 비교해보니 무게나 값도 별로 차이가 없어 80보다는 96이 났겠지 하고 선택했지만, 초보자용으로는 잘못 선택했다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중국제 악기는 확실히 쌉니다. 중국여행길에 악기 하나 들고 오면 웬만한 여행경비는 빠진다. 품질이야 고급은 아니지만 초보자용으로는 충분합니다. 중국제라고 다 저급이고 싸구려는 아니빈다. 중국에서도 연주용으로 만든 고급제품은 일반용의 3배쯤 합니다.

아코디언, 어떻게 배울까

아코디언을 해보려고 큰맘 먹고 거금을 투자해서 아코디언까지 장만했는데, 이제부터 당면한 문제는 어디서 어떻게 해야 제대로 배우고 익힐 수 있을까 입니다.

아코디언은 피아노와 같은 건반악기이므로 피아노를 했거나 피아노를 쳐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멜로디는 쉽게 연주할 수 있습니다. 건반은 누르는 대로 정확한 소리가 나고 음정도 박자도 피아노 칠 때와 똑같으며 악보도 볼 수 있으니까 아코디언을 메고 바람통(벨로오즈) 여닫는 요령만 익힌다면 어떤 노래든 능숙하게 연주가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베이스입니다. 아코디언이 다른 악기와 다른 점이 베이스가 있는 것인데, 베이스 없이 멜로디만 연주해서는 아코디언 연주가 반감되고 맙니다. 베이스의 정확한 리듬과 코드(화음)가 멜로디와 잘 어우러질 때 비로소 아코디언의 진가가 제대로 발휘되기 때문입니다.

나도 처음 아코디언을 접했을 때 건반만 누르면 멜로디가 되므로 다른 악기에 비해 쉽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코디언을 해보겠다고 동아리에 모인 노인들 중에는 도레미파 건반 위치도 몰라서 도(C)자리 미(E)자리 솔(G)자리에 스티커를 붙여놓고 일일이 건반을 보면서 누르는 수준이었으니까, 그래도 나는 그 정도는 아니니 금방 능숙하게 연주하게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5년이 지난 지금도 베이스가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물론 그 당시 좋은 선생님을 못 만나고 체계적으로 열심히 하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아코디언을 제대로 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좋은 선생님이 있어야 하는데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코디언 인구가 많지 않고 잘 쓰이지 않는 악기이다 보니 제대로 전공한 사람도 없으니 제대로 가르칠 선생님이 없는 건 당연한 결과겠지만, 레슨을 하겠다고 선뜻 나서는 사람도 체계적으로 음악공부도 못한 그저 취미로 아코디언을 익혔을 뿐인 자칭 선생님(?)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니 약장사 수준도 못되는 선생님도 있는 실정입니다.

또 연주만 잘 한다고 해서 좋은 선생님이 되는 건 결코 아닙니다. 물론 모르는 걸 가르칠 순 없지만, 제대로 가르치려면 연주는 잘 못해도 전반적인 음악지식과 테크닉,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아코디언을 해본 경험이 없더라도 음대를 나와 중고교에서 브라스 밴드를 지도해본 선생님이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 것입니다.

책방에 가면 아코디언 교본이 한두 권 나와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아코디언의 구조와 기초 테크닉을 익히는 데는 충분히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 체계적으로 연습하고 공부하기엔 어딘가 부족하고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 정기적으로 레슨을 받더라도 교본에 나와 있는 지식 정도는 알고 나서 레슨을 받으면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아코디언을 좀더 체계적으로 익히기 위해 외국의 책들을 수집-짜깁기 하여 ‘아코디언 길잡이’라는 우리들의 교본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1~50번까지 일주일에 1번씩 공부해가면 1년에 마스터할 수 있도록 엮어보았는데, 이것도 피나는 노력으로 열심히 해야지 건성건성 해서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것이 다 그렇지만, 아코디언도 여간 굳게 결심하고 피나는 노력으로 실천하지 않아서는 혼자서는 결코 되지 않습니다. 재미있어서 하는 취미활동이라도 같이 하는 동료가 있어야 하고 주기적으로 시간 맞춰서 모이는 강제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서로 정보도 나눌 수 있고, 경쟁도 되며 친목도 되고 재미도 배가됩니다. 그래서 동아리는 꼭 필요합니다.

어떤 아코디언이 좋은가

다른 악기들에 비해서 그 태생(胎生)부터가 일천한 아코디언은 전통악기는 못됩니다. 어디 오케스트라에 아코디언이 있던가요. 기타나 색소폰과 같이 아코디언은 클래식 악기의 서출(庶出)쯤 되는 그런 존재입니다. 대중을 위한 서민의 악기라고나 할까요.

아코디언에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피아노 아코디언 외에도 버튼 아코디언과 서부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콘체르티나(Concertina), 또 탱고를 위해 만들었다는 반도네온(Bandoneon)도 있습니다. 겉모습은 제각기 달라도 소리는 모두 아코디언의 독특한 음색입니다.

아코디언의 그 독특한 소리는 어디서 나는가요. 아코디언 속에는 마치 하모니카와 같이 생긴 리드 열(set of reed)이 있습니다. 그것도 2열 3열 4열이 저음(L)에서 중음(M) 고음(H)까지 개별적으로 또는 서로 조합되어 멜로디 소리를 냅니다.

간단하게는 1열씩 클라리넷(Clarinet:M)이나 바순(Bassoon:L))의 단음에서부터 각 열이 조합되는데 따라 Harmonium(MM) Violin(MMH) Organ(LM) Oboe(MH) Flute(MH) Saxophone(LMH) Pipe Organ(LMH) Bandoneon(LMM) Accordion(LMM) Musette(LH) Piccolo(H) 등 음색이 제각기 다른 각양각색의 소리를 냅니다. 이것이 아코디언의 톤 스위치에 따라 바뀌고, 마스터(Master) 스위치를 누르면 모든 열의 소리를 다 냅니다. 즉, 2열 악기는 2열 소리를 4열 악기는 4열 소리를 다 내는 것이다. 톤 스위치는 하나도 없는 것에서부터 2개~13개까지 있습니다.

따라서 아코디언은 리드 열의 수에 따라서 등급이 결정됩니다. 리드 열이 많을수록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고, 톤 스위치도 많아집니다. 또 2열 아코디언은 베이스 버튼 수도 적고 멜로디 건반 수도 적습니다. 일반적으로 12~48Bass는 2열에 24~30 건반이고 60~96Bass는 3열에 34~37 건반이며 4열은 120Bass에 41 건반입니다. 물론 120Bass라고 다 4열은 아니고 2열도 있고 3열도 있으며 80~96Bass에도 4열이 있습니다. 또 5열 아코디언도 있고 145 프리 베이스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리드 열이 많고 베이스 버튼이 많다고 좋은 아코디언일까요. 같은 4열에 120 베이스라도 엄청난 가격차이가 나는 것을 보면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싼 것은 백여만 원이면 사는데 비싼 것은 천여만 원을 호가하니 말입니다. 왜 그럴까요. 같은 Harmonium Musette 소리라도 실제로 들어보면 악기에 따라서 음색이 확실히 다릅니다. 아코디언에도 분명히 명품은 있습니다.

소리의 세계란 묘한 것이어서 무어라 딱 꼬집어 표현할 순 없지만 좋은 소리가 있습니다. 이것은 오디오를 경험해본 사람은 다 압니다. 웬만한 오디오 세트를 갖추고 음악을 들으면서 충분히 즐기고 만족하다가도 좀더 좋은 소리를 한번 듣고 나면 자기의 오디오는 듣기가 싫어지고 불만이 쌓여 결국은 바꾸게 됩니다. 그래서 아파트 한 채 값이 되는 오디오도 있다고 하지 않는가요. 그만큼 소리의 세계는 무한합니다.

비교적 역사가 짧은 아코디언에도 지금까지 세계에서 생산된 자동차의 브랜드만큼이나 다양한 이름의 아코디언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것에도 독일의 Hohner와 Weltmeister, 체코의 Delicia, 그리고 이탈리아의 Pigini Soprani Exelsior 그리고 중국제 등 여러 가지 이름의 아코디언이 있지만, 역시 많기로는 이탈리아제가 제일 많습니다. 이탈리아제는 알파벳 A에서 Z까지 모든 브랜드가 다 있는 아코디언 강국입니다. Soprani에도 Paolo Soprani, Settimo Sopani, Silvio Soprani, E Soprani, Soprani Inc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아코디언의 음색이 다양한 만큼 사람의 기호도 다양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소리가 따로 있습니다. 또 음악의 장르에 맞는 음색이 따로 있다. 가곡과 가요에 맞는 소리가 같을 순 없습니다. 블루스나 탱고에 어울리는 음색이 있고, 뽕짝의 간드러지게 넘어가는 리듬에 잘 어울리는 음색이 있다습니다. 그 음색이 아코디언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그래서 자기가 좋아하는 음색을 잘 선택해야 합니다. 브랜드가 중요하지 않고 값만 비싸다고 만족시켜주진 않습니다. 최고급 아코디언은 리드 자체가 수제품(hand made)이고, Tone chamber, Cassotto, Vibrato 등 여러 기능이 있어 값도 비쌉니다. 이런 기능은 리드의 음정을 약간씩 다르게 조율하여 독특한 화음의 음색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몇 백 년 전의 수제품 명품 바이올린이 수억을 하듯이 아코디언도 신품만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좋은 악기란 적당히 길들여져야 합니다. 더구나 요즘의 신형 아코디언들은 가볍게만 만들려고 플라스틱 소재를 많이 써서 문제점도 있습니다. 또 과도한 인건비 때문에 Hohner도 중국공장에서 생산한다고 합니다. 중국은 속칭 ‘짝퉁’의 천국이다. 벤츠 자동차까지 짝퉁을 만드는 판에 아코디언쯤이야 식은 죽 먹기 아니던가요. 국내에 들어와 있는 이탈리아제 아코디언에도 짝퉁이 있다는 소문도 있고 보면 값만 비싸다고 함부로 살 일은 아닙니다.

 아코디언의 베이스

아코디언은 베이스가 어렵다고 합니다. 멜로디는 문제없이 잘 되는데 몇 년이 되어도 베이스가 제대로 안되니 연주가 맛이 안난다고 다시 배우러오는 사람이 많습니다. 아코디언은 베이스를 함께 연주할 수 있는 것이 특성인데, 베이스 없이 멜로디만으로는 연주가 반감될 수밖에 없습니다. 베이스가 멜로디와 어우러져 화음을 만들어내고 리듬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멜로디는 오른손으로 피아노 건반을 따라 자기가 잘 아는 노래를 눌러주면 되니까 비교적 쉽게 연주할 수 있지만, 베이스는 왼손으로 바람통(벨로우즈)을 열고 닫으면서 멜로디에 맞춰서 코드(화음)를 찾아 눌러야 하고 또 박자를 맞춰주어야 하니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적게는 24~48개 많게는 120개나 되는 작은 버튼들을 어떻게 다 코드를 찾아 눌러줄 수 있단 말인가요. 나의 경우도 아코디언을 배운지가 4년이 넘었지만, 코드가 제대로 짚어지지가 않습니다.

아코디언의 베이스는 코드(화음)의 집합체입니다. 기본 베이스 C를 중심으로 메이저(M) 코드와 마이너(m) 코드, 세븐스(7) 코드와 디미니시(dim) 코드가 누르기 좋도록 대각선으로 배열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기본 베이스 위에는 카운터 베이스가 있습니다.

120개나 되는 작은 버튼들이 질서정연하게 다닥다닥 늘어서 있어 어떤 게 어떤 것인지 몹시 어지럽고 혼란스럽지만, 실제로 알고 보면 의외로 간단하고 매우 편리하게 효과적으로 배열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카운터 베이스를 뺀 모든 버튼은 F(파) C(도) G(솔) D(레) A(라) E(미) B(시)의 순서로 배열되어 있고, 다시 위쪽으로는 #(F#……..B#)이 붙고 아래쪽으로는 b(Bb……..Fb)이 붙을 뿐 배열은 똑같습니다. 카운터 베이스는 기본 베이스에서 누르기 어려운 버튼을 누르기 쉽도록 배열되어 있을 뿐입니다.

베이스 버튼은 하나를 누르면 3개가 함께 눌러지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C 코드가 되고 D 코드가 되고 장조가 되고 단조가 됩니다. 이 얼마나 효과적이고 편리한가요. 기타를 배울 때 손가락이 찢어지도록 코드를 바꿔가며 짚어본 사람이면 정확한 화음을 만들어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압니다. 이것을 아코디언에서는 버튼을 하나씩 누르는 것만으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타는 시작할 때 울고 웃으면서 끝나지만, 아코디언은 웃으면서 시작하고 울면서 끝난다는 말이 생겼는지도 모릅니다.

훌륭한 연주는 무엇보다도 피나는 연습에서 탄생합니다. 처음엔 어렵고 불가능해도 반복해서 연습하다보면 자연히 익숙해지기 마련입니다. 위대한 연주자도 공연직전까지 무대 뒤에서 연습하는 것을 보면 좋은 연주는 꾸준한 연습만이 최선의 길인 것 같습니다. 아코디언 연주자가 베이스 버튼을 아래위로 오르내리며 보지도 않고 자유자재로 눌러대는 것을 보면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합니다. 그것도 정확한 박자에 맞춰서 멜로디와 화음을 이루면서, 정말 신기에 가깝습니다.

베이스 버튼과 메이저, 마이너 버튼을 누르는 손가락 순서는 일정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또 기본 베이스의 C 버튼은 손가락으로 더듬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움푹 패여 있고, E와 Eb 버튼은 오돌토돌한 돌기가 있습니다. 이것을 기준으로 정확한 코드를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유럽제 아코디언에는 C에만 표식이 있을 뿐 다른 버튼에는 아무 표식이 없는 게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초심자들 중에는 가요에 자주 쓰이는 D와 F 버튼에 작은 단추 같은 것을 붙여서 쉽게 찾도록 하고 있는데, 이런 아코디언은 자기 외에는 쓰기가 어렵습니다.

클래식 곡의 복잡한 코드를 제대로 짚기는 오랜 연습이 필요하고 어렵지만, 트로트 가요의 코드는 비교적 단순해서 쉽습니다. Dm 코드라면 대부분 Gm와 Am로 바뀌고, CM는 FM과 GM, Am는 Dm와 Em로 바뀌어 3각 형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것을 흔히 ‘3각 베이스’라고 해서 무조건 이렇게 누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것도 잘 안되는 사람은 박자만 정확하게 맞춰서 기본 코드만 눌러줘도 됩니다. 코드보다 중요한 건 박자니까요. 기본 코드라도 눌러줘야 박자를 맞출 수 있습니다.

베이스 코드를 제대로 짚을 수 없고 기본 코드나 3각 베이스 정도를 쓴다면 구태여 80Bass나 120Bass가 필요없습니다. 24Bass나 48Bass 아코디언이라도 충분하다. 24Bass에는 기본 베이스와 메이저(M) 마이너(m) 코드가 있고, 48Bass에는 카운터 베이스가 있습니다. 그런데 32Bass에는 카운터 베이스는 없지만 세븐(7) 코드가 있습니다. 음색은 단순하지만 초심자가 베이스를 쓰기에는 오히려 이런 저급 아코디언이 편리할지도 모릅니다.

아코디언이 좋다고 해서 좋은 음악이 되는 건 절대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악기라도 그것을 제대로 다룰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성능이 최대로 발휘되는 것입니다. 자기 몸에 맞는 옷을 입어야 멋이 있듯이 아코디언도 자기 실력에 맞아야 제 값을 합니다.

 아코디언의 조율

아코디언을 사용하다보면 소리가 이상해지기도 하고 갑자기 소리가 안 나기도 합니다. 리드에 이상이 생긴 것입니다. 바람통을 가만히 당기거나 밀어 넣으면 괜찮은데 세게 열고 닫으면 소리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또 소리가 안 나다가도 바람통을 힘차게 몇 번 열고 닫거나, 한참동안 연주하다 보면 다시 제대로 나는 수도 있습니다.

아코디언의 리드는 이처럼 민감한 것입니다. 기후의 변화에 따라서도 음색이 달라질 수 있고, 온도나 습기, 충격에 따라서도 변화합니다. 이것은 비단 아코디언뿐 만은 아닐 것입니다. 피아노도 장소를 옮기거나 일정기간이 지나면 조율을 해주어야 하지 않는가요.

아코디언도 소리가 달라지거나 일정기간이 지나 이상이 생기면 조율을 해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조율이 쉽지가 않습니다. 피아노야 곳곳에 취급점이 많아 전화 한통이면 OK지만, 아코디언은 취급하는 곳이 별로 없으니 일일이 문의해보고 찾아가야 합니다. 아코디언을 취급한다고 해서 다 조율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나라엔 조율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베테랑이 몇몇 노인들 밖에 없다고 합니다. 물론 인터넷에 노출되어 있거나 간판을 내걸고 영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몇몇 악기점과 연결되어 있을 뿐입니다.

악기점에 아코디언을 들고 가면 이상 유무를 확인할 뿐 어디가 어떻게 나쁜지 정확한 진단을 해주지 않스빈다. 그냥 두고 갔다가 내일 찾아가라고 합니다. 비용은 대략 중국제 저급악기는 10만원(인터넷 홈페이지엔 3만원이라고 되어 있는데), 독일제나 이탈리아제 고급악기는 30만원 선입니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시계점에서 그랬습니다. 바로 그런 식입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다릅니다. 아코디언을 수리하든 말든 일단 오픈해서 진단을 받으면 $50입니다. 그리고 수리비는 부속 값 외에 시간당 $50씩 계산합니다. 매우 합리적입니다. 언뜻 보면 수리비는 우리나라와 별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알고 보면 상당히 다릅니다.

아코디언의 리드(reed)는 하모니카처럼 생긴 리드 열(set)에 겉과 속으로 된 리드 조각을 하나씩 밀랍(蜜蠟)으로 붙여놓고, 옆에는 바람을 열고 막아주도록 가죽조각이 붙어있습니다. 이런 구조상 밀랍조각이 떨어져 리드에 붙어있어도 소리가 나지 않을 수 있고, 가죽조각이 떨어져 있어도 소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리드를 긁어서 조율하지 않고 달라붙은 밀랍조각을 제거하던가요. 떨어진 가죽을 다시 붙여주는 것만으로도 수리가 간단히 끝날 수 있는 것입니다.

세밀한 조율은 리드를 하나씩 긁어서 틀려진 소리의 높이를 올리고 내리면서 정확한 음을 맞춰주어야 하는데, 여기에는 절대음감이 필요하고 고도의 숙련된 기술을 요합니다. 아코디언은 단음만이 아니라 두 리드 열 이상의 음이 복합되어 독특한 소리를 만들어내므로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음을 잴 수 있는 튜너를 써서 입으로 불어가며 아무리 정확하게 조율을 하더라도 실제로 아코디언에 조립해서 벨로즈로 소리를 내보면 달라지므로 결국은 절대음감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조율에 사용할 연장과 부품도 문제입니다. 물론 전용 연장이 있고 필요한 부품은 모두 이태리에서 수입해야 하는데 우리의 경우는 수요가 많지 않으니 그것도 어려운 문제입니다. 아코디언을 분해해 보면 중국제 부품과 유럽제 부품은 확실히 다릅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필요한 연장이나 부품을 직접 수입해서 쓰는 경우도 있겠으나, 이 일에 오래 종사한 분들은 자기가 필요한 연장을 스스로 만들어 쓰고 필요한 부품도 폐기된 아코디언에서 선별해 쓸 수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아코디언의 조율은 함부로 손댈 일이 아닙니다. ‘선무당이 아이 죽인다’는 말도 있듯이 쉽게 생각하고 뜯어서 아무렇게나 긁어댔다가는 회복불능이 되어 귀중한 아코디언을 버리고 맙니다. 내 주위에도 그런 예가 많습니다. 음 하나가 이상해서 직접 조율해 보겠다고 뜯었다가 망가뜨린 경우도 있고, 이것저것 마구 손댔다가 소리가 더 엉망이 되어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프로 아코디언 연주자는 웬만한 조율은 스스로 한다고 합니다. 연주를 갔다가 갑자기 아코디언에 이상이 생겼을 때 즉석에서 간단히 자기가 직접 해결할 수 있으면 얼마나 편리하겠는가요. 그것은 아마 기본적인 조율기술이야 익혔겠지만, 프로 연주자라면 자기가 쓰는 자기의 분신과 같은 악기에 대해, 한 음 한 음의 습성에 대해 정통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아마추어로서야 그게 가능하겠는가요.

아코디언의 합주에 대해서

아코디언은 독주악기입니다. 멜로디의 음색을 바꿔가며 연주할 수 있고, 베이스의 음색도 멜로디의 음색에 맞춰서 코드를 바꿔가며 리듬을 만들어냅니다. 이것이 다른 악기로는 흉내낼 수 없는 아코디언의 특징이고 장점입니다. 아코디언 하나만으로도 감미롭고 웅장한 클래식은 물론, 흥겹고 애절한 대중가요와 민속음악, 째즈와 탱고 등 모든 장르의 음악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아코디언의 연주에 모두들 매료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20~30명이 모이는 우리 동아리에서는 합주를 합니다. 똑같이 베이스를 누르면서 똑같은 음계의 멜로디를 연주합니다. 그것도 똑같은 기타 악보를 가지고. 이렇게 3년~5년씩 맞춰가며 연습을 하는 데도 제대로 맞지도 않고 도무지 듣기 좋은 연주가 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물론 연주에 개인차이도 있고, 순발력이 부족한 노인들의 기량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제각기 독주를 하면 제법 듣기 좋은 연주가 되는데 둘이 하면 더 나빠지고 여럿이 함께 하면 엉망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혼자 하면 100점 둘이하면 50점 셋이 하면 30점 여럿이 하면 0점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음악에 대해 무뢰한이고 경험도 일천한 내가 무엇을 알까마는 어딘지 문제가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우리가 연주하는 것은 합주가 아니고 제주(齊奏:이런 말은 없지만)인 것입니다. 합창이 아니고 똑같은 소리가 나는 애국가 제창(齊唱)이듯이. 제각기 다른 소리를 내면서 화음을 이루는 2중창이나 4중창은 얼마나 듣기 좋은가요. 아코디언의 합주도 2중창이나 4중창이 되어야 합니다.

20~30개의 아코디언만으로 합주하는 모습을 나는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TV에서 북한 어린이들이 10여명 늘어서서 마치 인형처럼 똑같은 동작으로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걸 보기는 했으나, 그것은 동요수준의 음악이지 제대로 된 합주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13대의 피아노만으로 합주를 하고 10개의 바이올린, 20개의 첼로만으로 연주를 하는 걸 보면 30개의 아코디언만으로도 훌륭한 합주가 가능할 터인데,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악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외국에서 나온 아코디언용 악보에 1st 2nd 3rd 4th 5th 아코디언으로 편곡되어 있는 것을 보면 합주할 곡목에 따라 아코디언용으로 편곡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코디언에는 Bassoon의 저음(L)에서부터 Clarinet의 중음(M), Piccolo(H)의 고음까지 다양한 음계가 있고, Violin/Hamonium(MM) Oboe/Flute(MH) Organ/Bandoneon(LM) Musette(LH) Accordion(LMM) Pipe Organ(LMM) 등 다양한 음색들이 있지 않은가요. 이것들을 모두 활용하여 편곡된 악보에 따라 연주한다면 오케스트라에 못지않은 합주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아코디언의 합주에서 베이스는 어디까지나 멜로디를 받혀주는 역할만을 해야 합니다. 베이스 소리가 멜로디 소리보다 커서는 음악이 살지 않습니다. 4~5명의 아코디언이 합주하는 프로들의 연주를 보면 리듬은 콘트라베이스가 담당하고 아코디언은 베이스를 쓰지 않고 멜로디만 주고받습니다. 아코디언의 베이스는 모두 화음(코드)을 내는데, 30개나 되는 아코디언이 모두 베이스를 눌러대면 어떻게 될까요. 결코 좋은 소리도 제대로 맞출 수도 없을 것입니다. 또 아코디언의 멜로디 리드는 2열이라도 베이스 리드는 4열 5열인데 베이스 소리가 얼마나 커질 것인가요.

아코디언은 무대에서 30명이 합주를 해도 1대의 피아노 소리보다 작게 들립니다. 그래서 아코디언 연주에는 마이크의 사용이 불가피합니다. 몇 대의 마이크를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연주의 성패가 좌우되기도 합니다. 프로용 아코디언 중에는 마이크가 내장된 것도 있습니다. 하나나 둘, 또는 건반과 베이스 쪽에 각각 4개씩 들어있는 것도 있습니다. 간혹 일반 아코디언에 마이크를 집어넣어 개조하기도 하지만, 그릴 위에 철사 줄을 설치하여 핀 마이크를 쓰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우리 동호회에도 합주를 위해 마이크와 앰프를 준비해 놓았습니다. 또 노래방 기기를 활용해서 연습도 하고 키보드의 리듬박스와 전자드럼을 이용해보기도 하지만, 제대로 된 합주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실력있는 지도자를 찾아 해 볼 생각입니다. 아코디언은 300만원 700만원씩 하는 고급 악기들을 가지고 있는데, 듣기 좋은 곡 하나 제대로 연주헤 봐야 되지 않을까요.

아코디언에서 음악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아코디언을 접하고 생각하게 된 느낌을 정리해보는 것도 어쩌면 무뢰한의 용기입니다. 음악은 소리입니다. 그래서 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각종 악기들이 그렇고 무엇이든 두드리거나 긁거나 불어야 합니다. 사람의 목소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멜로디가 되고 리듬이 되고 화음이 됩니다.

 음악(音樂)은 듣기 좋은(樂) 소리(音)입니다. 듣기 싫은 소리는 잡음(雜音)이고 소음(騷音)일 뿐입니다. 듣기 좋은 소리가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멜로디(가락)가 있어야 하고 그 멜로디가 변화해야 하고 일정한 간격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해진 리듬(장단)에 따라 둘 이상의 소리가 화음을 이루어야 합니다.

 어느 날 우리 동호회에 아코디언 소리를 듣고 한 분이 찾아왔었습니다. 자기는 120 베이스 이태리제 아코디언을 가지고 있고 10년쯤 아코디언을 했다고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한 곡 들려달라는 회원들의 간청에 못 이겨 드디어 10년 선배의 아코디언 연주를 듣게 되었는데 무슨 곡목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연주가 다 끝나고 나서 물으니 ‘눈물 젖은 두만강’이라고 하지 않는가요. 모두가 다 아는 노래인데 아무도 몰랐다니,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음악이란 그런 것입니다. 자기 혼자 도취해서 소리를 낸다고 음악이 되는 건 아닙니다. 정확히 계산된 박자에 따라 소리가 나야 하고 정해진 소리의 높낮이와 간격에 따라 소리를 낼 때 비로소 음악이 되고 여러 소리가 서로 어울릴 때 듣기 좋은 소리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음악은 수학이고 규칙입니다. 이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아무리 정확하게 소리를 내고 자기는 훌륭하게 연주를 했더라도 아무도 모르는 노래가 되고 음악이 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악기를 처음 만져보는 사람이 흔히 저지르는 일입니다. 자기는 악보대로 정확히 연주했고 만족하는데 일단 녹음을 해서 들어보면 영 말이 아니고 실망이 앞섭니다. 속도(리듬)와 강약(멜로디), 화음(코드)의 3박자가 제대로 맞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제대로 하지는 못해도 듣는 것은 정확하고 들어보면 다 압니다.

 음악은 감정이 실려야 합니다. 똑같은 노래라도 부르는 사람에 따라 천지차이로 달라지지 않는가요. 같은 곡을 똑같은 악보를 가지고 연주를 하는 대도 연주자에 따라 음악이 얼마나 달라지는가요. 음악이란 듣는 사람에게 공감케 하고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감정이 실리지 않으면 음악은 살지 않습니다.

동호회 회원들 중에는 몇 년씩 아코디언을 했는데도 잘 안 되고 발전이 없다고 포기하려는 사람도 많습니다. 처음엔 잘 되는 것 같았는데 갈수록 태산이라고 점점 더 못하는 것 같다고 불만이고 실망들을 합니다. 세상에 어디 쉬운 일이 있는가요. 어렵고 잘 못한다는 걸 아는 것만도 그 만큼 발전한 것이 아니겠는가요.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에게 아코디언은 즐겁게 시간을 보내기 위한 장난감일 뿐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듯이 아코디언으로 노래를 부릅니다. 박자가 정확히 안 맞고 화음이 제대로 안 되더라도 즐겁고 재미있고 시간도 잘 가고 친구도 생기고 하루하루가 금방 지나갑니다. 음악이란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요. 만일 음악이 없다면 세상은 얼마나 삭막할까요. 음악은 참 좋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