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한곡쯤 켤 수 있어야 ‘멋쟁이 실버’

2014-05-09 01;08;58

연세 지긋한 사람은 아코디언에 대한 추억을 한두개쯤 간직하고 있습니다. 시골 장날 찾아온 유랑극단 배우의 현란한 아코디언 연주, 초등학교 선생님이 들려주던 감미로운 아코디언 음색이 아련한 향수로 남아 있죠. 오래된 친구처럼 친근함을 간직한 아코디언이 실버세대를 통해 되살아 나고 있습니다. 활기찬 노년을 보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아코디언에 대한 인기도 치솟고 있습니다. 아코디언으로 가요 한 곡 연주할 수 있어야 멋쟁이 어르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죠.

내가 인연을 맺어온 팔공문화원 어르신아코디언연주단은 대구를 대표하는 실버아코디언연주팀입니다. 매주 월요일 팔공문화원에서 아코디언 강좌를 수강하고 있는 60, 70대 어르신 30여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유독 여기 수강생중에는 부부가 많습니다. 여가선용을 위해 함께 아코디언을 배우고 있는 것입니다. 젊은시절부터 음악을 좋아했으나 배울 기회가 마땅치 않아 느즈막이 아코디언을 시작한 경우입니다.

부부는 다양한 축제나 연주회에 출연하는 등 대외 연주 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연주를 본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합니다. 실수를 해도 오히려 더 박수 갈채를 받는다고 해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관객들이 보내는 경외감의 표시인 것입니다. 아코디언을 배운후로 특히 가족들의 반응도 아주 좋다고 해요.

요즘 특히 어르신들의 아코디언 사랑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저희 수강생 가운데도 50대는 젊은 축에 속합니다. 60대뿐만 아니라 70, 80대까지 다양하게 있습니다. 대부분 아코디언에 대한 향수를 간직하고 있으며 퇴직 후 아코디언을 배우게 된 사람들인 것입니다.

실버세대들이 아코디언을 배우는 이유는 다른 악기에 비해 배우기 쉽고 건강도 증진시킬 수 있기 때문. 또 손자들에게 동요를 들려주거나 가족들 앞에서 가요를 연주하는 기쁨도 맛볼 수 있습니다. 아코디언을 연주함으로서 손자 손녀는 피아노, 할머니 할아버지는 아코디언으로 동요를 연주하면서 아코디언이 가정을 더 화목하게 만들게 할 수 있습니다.

아코디언은 악기를 다루어보지 않았던 사람도 3개월 정도 아코디언을 배우면 쉬운 동요와 가요를 연주할 수 있으며 손가락을 많이 사용하고 바람통 조절을 통해 어깨 근육도 강화할 수 있어 아코디언을 배운 뒤 건강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악보를 읽고 암기하는 연습을 반복하다 보면 기억력 회복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최고의 여가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좋은 것은 무엇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과 정신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